그 해 가을 홍당무
그 해 가을 홍당무
/ 門下
어제 난 문득
지난 시간 속 얼굴이 떠올라
밤새껏 뒤척였어
단풍나무들 사이에 서서
잎새에 얼굴을 묻고
셀카놀이에 빠져있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지
고운 얼굴
잎새에 대고 찍으면
홍당무로 변할 수 있으니
내가 예쁘게 찍어 주겠노라고,,,
흔쾌히 승낙을 받고
서너 발자국 물러나 예쁜 포즈
여러 장 찍다 보니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지 뭐야
에라 모르겠다
용기를 내서 넌지시 말을 건넸어
예쁜 얼굴이 담긴 사진에
내 얼굴도 살짝 넣으면 안 되겠냐고,,
미꾸라지가 용이 된다는 말
그제서야 비로소 알았어
시간이 저만치 흘러간 지금
추억을 꺼내 들여다보고 깜짝 놀랬어
천사 같은 그녀 얼굴 옆에
홍당무가 한 토막 떡하니 서있지 뭐야
그래도 그때가 어찌나 좋았는지
오늘 밤도 날 샐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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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香氣
/ 門下
가신 님 그리움에 빈 밤을 지새우네
떠난 님 보고픔에 별빛을 헤아리네
동산에 떠오른 달빛 님 보는 듯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