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눈 감을 때
꽃이 눈 감을 때
/ 門下
누구를 기다릴까
첫날밤을 애타게 기다리는 꽃송이
님이 어느 때 오리란
약속도 보장도 없거늘
수심 가득 안고 밤을 지새운다
이대로 기다림 마저
시든다면,,,,
얼굴도 모른 채
외로운 몸짓에 분가루만
열심히 날리우고
눈은 멀뚱히 허공을 향한 챔질에
마음 삭힌다지만
걸려드는 건 하얀 어둠뿐
오지 않는 님 생각에
기다림이 몹시도 외롭다
눈부신 햇살을 갈라
시선 끝에 점하나 휙 지나고
눈동자가 팽그르르
작은 비행체에 몸 실은
낭군이 바람결에 휑하니 지나다
어여쁜 각시를 보고
팔짝 뛰어내린다
하마터면
기다림에 지친 각시를 두고
찾아 헤맬뻔했다
꽃잎에 앉아 서로를 부둥켜안고
희열을 참지 못하는
낭군과 각시
해는 떨어져 어둑한 밤
먼 하늘에서 날아온
작은 별들이 밤을 가르고 내려앉아
소곤소곤 사랑놀이에 푹 빠진
꽃이 눈 감을 때
어둠을 찢고 서로 밀쳐대며
시시덕대느라
날이 새는 줄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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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 : 암술 낭군 : 수술 비행체 :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