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보고 있나요
그대 보고 있나요
/ 門下
부르고 또 부르다 목이 메어
마른 기침으로 맞서 싸우는 적막한 밤
식식대며 부는 찬바람에
낙엽만 이리저리 뒹굴어 대는
이 밤도 그대 그리움에 젖어드네
찢긴 문풍지 새로
드나드는 설풍에 맞서 이리 누이고
저리 누워봐도 온기 잃은 방고래는
냉 냉하기만 한데
폭풍우 속에도 꽃은 핀다는데
두 손 맞잡고 단풍 잎새 사이를 거닐던
그곳엔 몇몇 해 내리던 흰 눈이
발자국마저 지워 버렸고
시렁 아래 구석진 자리에 놓여
정겹도록 울어대던 다듬질 소리는
밤만 되면 홀로 두드려 대는지
풀 먹인 광목천은 뽀얀 먼지만 쌓인 채
햇대에 걸려 꼼짝을 않는구려
밤마다 보고픔에 젖은
그대 그리움마저 식지 않을까 두려워
당신이 쓰던 바느질 그릇에 담긴
골무를 손가락에 끼워봐도
맺힌 이슬은 베갯잇만 적신다오
그대 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