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에 피어난 꽃
주막에 피어난 꽃
/ 門下
어허
달을 벗 삼아 찾아왔는데
샛별을 보고 나서는 길에
어찌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가
여보게 주모
술에 마취제라도 집어넣은 겐가
왜 이리 내 발목이 배배 꼬여
풀리질 않는단 말이오
강산을 몇 바퀴 돌아 봤어도
이 같은 일은 없었는데
주모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심심산천에
피지 못한 꽃봉오리를
화려하게 피워준
나으리가 아니시옵니까
쇤네 죽어도 여한이 없아옵니다
지난밤 술에 곯아떨어져
꿈속에서 귀티 나는 아리따운
여인을 보기는 했소만
내 무슨 꽃을 피워줬다는 게요
내 꿈이 잘못됐나 보구려
꿈속에서 이루어진 사랑이라
길가는 바람도 모를 일이요
하늘 가는 구름도 모를 일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