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내 깍쟁이
어여쁜 내 깍쟁이
/ 門下
좋아도 이렇게 좋을 수가
개나리 밭에 앉아 얼굴 내밀고 찰칵
고개 저어 투정 부리는 깍쟁이
이리 팔짝 저리 팔짝 한 마리 토끼다
다시 한번 찰칵
깍쟁이가 입이 댓 발 생색을 낸다
이번엔 뭐가 잘못됐을까
입술에 있을 꽃잎이 코에 있단다
폼 잡고 다시 찰칵
어라 웬일로 빙그레 웃는다
잘 나왔나 싶었는데 아니가 다를까
순간 포착을 잘못했단다
그래 봄날에 이쁜 내 깍쟁이잖아
진달래 꽃밭에서 찰찰 찰칵
아 뭐지 윙 윙 윙 떼거지로 날은다
엉덩이에서 불길이 솟는 걸 보니
휴양지 벌들의 쉼터에 앉았나 보다
걸음아 내 깍쟁이 살려라
내년 봄에도 잔소리 들었으면 좋겠다
주름이 하나 더 늘어도 좋고
허리 실종에 다리가 무래도 좋다
누가 뭐래도 어여쁜 내 깍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