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 떠오른 달
流配地에 떠오른 달
/ 門下
먼동이 틀 무렵이면 그대가 머물고
있는 강변으로 내 마음은 긴 시간
온 힘을 다해 노를 젓는다오
젓고 또 내 저어도
그대 머문 집 앞 나루터 가는 길이
왜 이리 험하고 먼지 모르겠소
저문 밤이면 문풍지에 비친
환한 달빛이 그대가 잠든
초가지붕 위에 떠있다 생각되니
밤잠을 이룰 수가 없구려
꽃 피고 부엉새 둥지 틀어
날아간 지가 몇 해요
뻐꾸기 구슬피 노래하던 봄날이
몇몇 해던가
부뚜막엔 불 지핀 흔적이라곤
보이지 아니하고 바느질 그릇에 담긴
실타래가 모두 풀려나가도록
옷 한 벌 지어 입지 않았을 당신
이제 와서
뉘를 원망해 본들 무슨 소용 있겠소
날 원망 마오
찾으려 애쓰지도
이 못난 사람 기다리지도 말고
괜스레 눈물짓지 마시구려
난 지금 당신도 보고 있을
울타리 밖에 뜬 달을 보고 있다오
당신을 참 많이도 닮았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