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벽에 피어난 꽃
빌딩 벽에 피어난 꽃
/ 門下
우거진 도심의 숲속
얼기설기 넝쿨 사이로 스며든
작은 빛들을 끌어 모아
활짝 피어난 꽃
낯선 환경 속
습하고 어둠 침침한 곳을 찾아
한줄기 빛으로 보라는 듯
화려하게 피어난 꽃
그다지
향기롭지 않은 꽃은
꿈틀대는 어둠 속 생명체들에게
맑고 고운 이정표가 됐다
피어나기까지
숱한 고초를 겪어 멍이든 채
바람에 실려 도착한 낯선 이곳에서
그 얼마나 눈물을 쏟았겠는가
바지춤을 타고 흘러내리는
구슬픈 빗물을 삭히고 새김하여
지울 수없는 상처를 삼켜
변신에 변신을 거듭 꽃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