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장(高麗葬)
고려장(高麗葬)
/ 門下
仁者樂山이라 하여
산을 등져 본 적이 없거늘
홀로 남겨두고 길 떠나는 행태는
무슨 까닭이란 말인가
키 작은 새끼들을
애지중지 지극정성으로 길러 놨더니
제 어미를 악마의 소굴 산골짝에 두고
뒤도 안 돌아본 채 줄행랑이라
세상 천지에 빛이 벌거숭이 몸을
환하게 비출 때 무엇을 먼저 찾았는가
엄마의 젖 동산에서 재롱 피우다
아빠 엄마가 됐음을 잊었는가
자식이 굶주리고 있다 하여
병든 노모를 저승 지게에 짊어지고
날짐승들이 먹이 찾아 헤매도는
깊은 산중에 버려두던 지난 옛 시절
뼈아픈 시절의 관습이 끊길까
지금도 여전히 맥을 유지해 나가는
버르장머리 없는 심성이라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
빠져나올 수 없는 산송장들의
거처에서 제 발로 걸어 나온 사람을
본 적이 있다던가
그곳은 바로
생지옥으로 숨이 끊겨야 나오는
낙원이 아닌 현대판 고려장이 아닌가
하나만 기억해 두시게
나쁜 관습은 대물림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