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오솔길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어릴 적 그것은 숨구멍이었고
어릴 적 그것은 놀이터였고
어릴 적 그것은 마당이었고
어릴 적 그것은 친구였는데
한결 같은 모양새로
변할 것 같지 않던
세월 속 문명 변화에
결국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자연스러움 벗어나
인위의 옷 갈아입은 길.
옷은 세련되었지만
전에 지녔던 풍미는 찾을 수 없고
눈 호강으로 칠해진 잔치
화려함 속
내 발걸음의 정겨움
묻힐까 두려워
한 발 내어 딛는 것이
마냥 신나지 않은 길
흙 위 검게 코팅 된 마당에
어우러질 신발 깔 맞춤해
신어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