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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숨 쉴 때 비로소 난 걷는다

김응주 0 533 1

삶이 숨 쉴 때 비로소 난 걷는다

 

눈보라 일으키는 바람 속

동장군처럼 홀로서서

오는 바람 가는 바람

몸으로 받으며

고독을 흘려보내는 人間

 

세월에 묻혀

세상에 묻혀

고뇌에 묻혀

인생사 먹으로 칠해질 때

만난 過去

 

코 묻은 시절

짝꿍과 흙 묻혀가며

넓은 땅 서로 차지하겠다고

땅따먹기하며

엄지손가락으로

돌멩이 튕기던 꼬맹이

 

참 넓었던 땅이었는데

키 큰 사람 되어

내려다보니

두어 발자국밖에 되지 않은

작은 울타리

 

콧물 삼키며

그 맛에 배고픔 잊고

올빼미 울 때쯤

찾는 소리에 놀라

신고 있던 고무신마저 잊고

엄마소리 쫓아가던

새끼염소마냥 들뜬 맘 안고

뛰어들던 엄마 품

 

익숙한 향기

기억 속 내음

애타는 체취 찾아

육신의 알갱이 편히

숨 고를 때

비로소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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