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겨보는 산 속
흘겨보는 산 속
여름내 속살 감추듯
푸른 잎 옷 해 입은
산이라는 녀석
겨울 초입 올 사람 없어
길 내어 주듯
옷 벗는 그 녀석
평상시엔
속 알길 없어
그 속 들어가
며칠이고 헤매었는데
이제야 겨우 속을 보여 주네
길가는 사람들
얼굴 표정으로만
관상이라는 명목으로
이렇다 저렇다 혼자 생각
옷 입은 그 속 어찌 안다고
입을 열까
작년에 떠난 고주망태 친구 놈
술자리에서라도
지닌 보따리 조금이라도 털지
아깝다고 속 끓이며
검게 태우더니
이제야 그 놈 보네
겨울 산 들여다보듯
곁 사람 속
한 방향 발자국 만들며
손 끝 정 느끼며 볼 수만 있다면
진정 품으로 반겨 줄 수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