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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城

정병운 0 420 0

성城/학리 정병운


오늘도

몸 가리키는 대로 집을 나선다

나 살아있음을 증명하려는 것인가


언제나 그렇듯

눈 돌리니 곳곳에 城들이 다가온다

언제부터인가 인간들은 그 성에 담을 치고 살아왔다


선을 긋고

경계를 정하고 CCTV로 감시하며

공동체 삶 속에 함께하는 진실은 이제 떠났다


성을 쌓고 내 것을 챙기고

나아가 남의 것을 탐하기까지

구십구섬 가진 자는 백섬 채우려 다른 이의 한 섬마저도 넘본다


금도는 없다

절제도 안보인다

모두에게 목표를 향한 일념만 있을 뿐


오늘도 도처에

탐욕으로 얼룩진 그들만의 성

무정한 피라밋이 세상 속에 우뚝 서 있다


그 피라밋 위

파아란 하늘은 천하태평 어디론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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