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짓다
詩를 짓다/鶴里 정병운
어둠이 안개비 되어 모두를 덮는다
나를 덮고 너를 덮고 세상을 덮는다
그 안에 웅크리고 있는 널부러진 괴테
덮히면 덮힐수록 思考의 바다를 휘젓는다
노 젓는 소리 절규로구나 靜寂만을 깨우네
귀 기울이니 들릴 듯 말 듯 詩人의 넋두리인거라
이제 무엇을 옮기려는가
삶의 흔적들인가 고뇌의 殘骸들인가
마음만 三顧草廬 첫 글자도 모시지 못하는 가여운 無名草
또 다시 하얀 밤이 되려는가
어둠이 열매도 없는데 빈 손으로 덮으려는가
오늘도 까만 밤이 더 짙은 까만 밤으로 흐르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