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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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2 10:36
편지
이승은
가만히 누워 비 오는 창밖으로
하늘을 올려봅니다
잘 계시냐고
모처럼 안부를 띄우며
하늘나라 우리 집도
봄이 되어 예쁜 꽃들이 피었냐고
소식을 묻고 싶어지네요
이곳은 벚꽃이 만개해
아름다움을 눈으로 보기 아까워
짤칵찰칵 셔터를 눌러대며
추억을 남기려 합니다
그곳은 보이지 않아
잘 계시냐는 안부 편지를
부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바람에 날려 보낼까
빗물에 젖어 못 보내
나뭇가지에 걸쳐 놓으면
살며시 오시어 걷어 가시려나
어찌 보내드려야 하늘나라 우리 집에
고운 편지가 도착하려나
그리움 가득 찬 가족이 보고파
오늘도 비 내리는 하늘을 보며
빗물 타고 내려와 주려나 하며
속삭입니다 보고 싶다고
긴긴 세월 살다가
하늘나라 우리 집에서
함께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생에서 못다 한 추억들
저승에서 많이 누리며
행복하게 사시옵길 바라봅니다
그리움 가득 찬 사랑
빗소리 타고 편지가 전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