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야기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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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9 08:50
행복이야기
예목/전수남
없이 살아도 사랑이 충만한 가정
할머니가 저녁상을 물리면
여섯 살 석이가 동요를 흥얼대고
누나가 한 소절 거들며 웃음꽃이 피는데
언제쯤 오실까
아버지의 발걸음소리 기척이 없어
창호지 문틈으로 숨어들어온 훈풍이
밤새 윗목에서 보초를 선다.
아랫목에 묻어둔 놋그릇 밥 한 그릇
열기는 식어가도 가족사랑이 스며들어
따스함을 잃지 않는데
힘겹게 비탈을 오르는 고물 자동차처럼
매일이 힘에 부쳐도
행복은 마음속에 있나니
시린 발도 꽁꽁 언 손도 녹이는
함께하는 사랑에는 행복나무의 꽃이 핀다.
(2020.2.21.)
*사진 : 박근석 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