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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봄 마중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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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0 09:12
산사의 봄 마중
예목/전수남
고즈넉한 산사에 바람이 잦아들면
묵은 기왓장 위에
마실 나온 산새 한 마리
무거워진 눈꺼풀이 씨름을 하고
노승의 정행도 고개를 숙인다.
봄 마중에 부푼 나목
봄볕에 하늘하늘 어깨춤을 들썩이니
층층 돌담 사이
질긴 생명력의 푸른 이끼
눈 비비며 늘어진 기지개를 켜는데
돌계단에 겹겹이 쌓인
세월도 비껴간 수많은 사연은
따슨 햇살아래 선히 하늘로 오르려나.
(2017.2.16)
* 정행(淨行) : 청정한 수행.
* 사진 : 이희숙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