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62
어제
314
최대
3,402
전체
968,509

산사의 봄 마중

전수남 0 560 0

      산사의 봄 마중

 

                           예목/전수남

 

고즈넉한 산사에 바람이 잦아들면

묵은 기왓장 위에

마실 나온 산새 한 마리

무거워진 눈꺼풀이 씨름을 하고

노승의 정행도 고개를 숙인다.

 

봄 마중에 부푼 나목

봄볕에 하늘하늘 어깨춤을 들썩이니

층층 돌담 사이

질긴 생명력의 푸른 이끼

눈 비비며 늘어진 기지개를 켜는데


돌계단에 겹겹이 쌓인

세월도 비껴간 수많은 사연은

따슨 햇살아래 선히 하늘로 오르려나.

 

(2017.2.16)

* 정행(淨行) : 청정한 수행.

* 사진 : 이희숙님(감사드립니다)

bff5a9c19db4d7647cff7ae79c818c6e_1582157527_6046.jpg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