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층석탑과 탑돌이 여인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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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0 09:04
삼층석탑과 탑돌이 여인
예목/전수남
지아비를 먼저 보낸 중년의 여인
극락왕생을 비는
밤을 새운 탑돌이 끝에
푸근한 한숨 찬 기운에 흘려보내면
곁을 지킨 직박구리 한 마리
먼 동 따라 날아오르고
지리산 법계사 삼층석탑
해맞이 아침이 환히 밝는다.
늙어가는 석탑 따라 생긴 묵은 때
정 아무개 이름 석 자
세월의 바람결에 지워졌는데
실비 같은 겨울비 내리다말면
새초롬 봄은 오다말고 뒤돌아서고
돌탑에 내리는 인고의 눈물
지켜보는 여인의 마음속으로 구르니
붉은 속내 내보이며 저무는 해가
찰나의 생 미움일랑 묻어두라 한다.
(2017.2.7)
*사진 ; 이희숙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