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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층석탑과 탑돌이 여인

전수남 0 600 0

  삼층석탑과 탑돌이 여인

 

                            예목/전수남

 

지아비를 먼저 보낸 중년의 여인

극락왕생을 비는

밤을 새운 탑돌이 끝에

푸근한 한숨 찬 기운에 흘려보내면

곁을 지킨 직박구리 한 마리

먼 동 따라 날아오르고

지리산 법계사 삼층석탑

해맞이 아침이 환히 밝는다.

 

늙어가는 석탑 따라 생긴 묵은 때

정 아무개 이름 석 자

세월의 바람결에 지워졌는데

실비 같은 겨울비 내리다말면

새초롬 봄은 오다말고 뒤돌아서고

돌탑에 내리는 인고의 눈물

지켜보는 여인의 마음속으로 구르니

붉은 속내 내보이며 저무는 해가

찰나의 생 미움일랑 묻어두라 한다.

 

(2017.2.7)

*사진 ; 이희숙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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