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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에 서도

전수남 0 654 0

       비탈에 서도

 

                            예목/전수남

 

등이 굽었다 해서

산바람은 밀쳐내지만

빈 몸으로도 암벽에 뿌리를 내려

비탈에 서도 정정함은 잃지 않는다.

 

지키던 선산을 떠나

불암산 기슭에 눌러앉았으나

어디 간들 달라질까

아득한 절벽아래를 내려다보면서도

청정기백을 지키는 지조

세속에 물들지 않고

 

손가락 마디까지 얼어붙는 혹한에

시린 눈을 머리에 이고서도

혼탁한 세상 마주하여

순수를 갈망하는 청송(靑松)의 정기

한 치의 흔들림도 없어라.

 

(2017.1.31)

*사진 : 김창수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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