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별
전수남
0
615
0
2019.11.17 08:36
아름다운 이별
예목/전수남
빨간 머플러 목에 두른 채
도도한 눈빛
누구에게도 주지 않을 거야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
공허함이 묻어나도
외로운 티 내지 않을 거야
가을타는 여인의 발걸음
어디로 향할지는 바람만이 알지
담쟁이 붉으죽죽한 잎들이
푸른 날을 그리워해도
소매 잡아끌지 않고 보내줄 거야
메타세쿼이아 마른 잎들이
황토 빛 눈처럼 흩뿌려질 때
밀려난 가을은 훗날을 기약하겠지
돌고 돌아 어느 가을날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만난 다 해도
그 때는 아름다운 이별이었노라
남겨진 상흔은 기억하겠지.
(2016.11.5)
*사진 : 안수현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