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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가 고개 숙이는 것은

전수남 2 952 0

  억새가 고개 숙이는 것은

 

                          예목/전수남 

 

빛살에 나부끼는 억새의 춤사위

구릉을 넘어 오솔길을 따라

그림자를 드리우는데

작별인사도 없이 가을이 돌아서고

가슴을 파고드는 시린 바람에

그리움이 솟구치며

선연히 내다보이는 황혼

억새가 괜스레 고개 숙이는 건 아니야.

 

못 다한 사연 가슴에 묻고

홀로 걷는 계절의 뒤안길

무엇을 더 바랄까

꺾어지고 부서지면

가고 오는 흐름 속에 묻히면 그뿐

깊어지는 상념에

허연 은발 물결처럼 흩날리며

억새도 세월에 순응할 줄을 아는데.


(2017.11.4.)

사진 : 포토친구 뷰파인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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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부회장 윤월심 2019.11.04 13:33  
은빛물결 흩날리며
깊어가는 가을입니다
멋진 시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세요
전수남 2019.11.05 08:35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