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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저수지의 가을 아침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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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1 20:15
어느 저수지의 가을 아침
예목/전수남
희미한 여명에 잠을 깨는 저수지
물오리 떼가 부산히 날아오른 후
서늘한 바람이 그 빈자리서
미끄럼을 타다 갈대숲으로 들어가고
서걱대는 갈대의 귓속말에
산을 넘어온 빛살
소리도 없이 물안개를 밀어낸다.
지난여름 수초사이에서
술래잡기하며 뛰놀던 치어들은
물속 깊은 곳으로 거처를 옮겼을까
산 숲 그림자가 드러누운 수면위에서
장수잠자리가 꼬리질을 하는데
가슴에 품은 고향 같은 아늑함에
푸근한 마음 물위를 거닐다
등 떠미는 소슬바람 따라 길을 나서네.
(2017.9.26.)
*사진 : 푸른태산님(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