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향기는 바람결에 흩어지고

재스민 향기는 바람결에 흩어지고

                         예목/전수남

다소곳 고개 숙인

현숙한 여인의 자태로

기척 없이 다가온 속삭임

재스민 향기에 마음 설레고

열두 폭 남빛 명주치마 아래

보일 듯 말 듯

하얀 고무신이 코를 내밀 듯

사랑은 그렇게 오는 것이었어라.

청초히 곁에 머무는가 했는데

머물지 못하는 바람인양

돌아서는 뒷모습에

감미롭던 향기는 바람결에 흩어지고

꽃 지면 이별이라

눈 안에 담지 말고

가슴에 품지 말고 그냥 보낼 걸

연보랏빛 지는 꽃잎에 이슬이 맺힌다.

(2017.9.20.)

＊사진 : 오선화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