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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게의 독백

전수남 0 649 0

     달랑게의 독백

 

                        예목/전수남

 

빼꼼히 눈만 내밀고 올려다본 세상

물빛 하늘이 열리고

두려움이 가시면

질펀한 해변은 우리들 세상

누가 더 빨리 달리나

넓은 모래펄을 가로지르는

한바탕 바람맞이 경주가 펼쳐진다.

 

캄캄한 모래 속에 웅크리고 있다

숨구멍 따라 밖으로 나오면

답답함이 가시고 가슴이 뛰지만

숨어사는 세상보다

바깥세상이 더 풍요로워도

땅속 움막이 내 삶의 보금자리

휘황찬란한 아방궁도 부럽지 않다네.

 

(2017.9.18.)

사진 : 장경희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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