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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전수남 0 686 0

          여주

 

                       예목/전수남

 

언니 동생해도 될 만큼

호박꽃을 빼닮아

노랗게 물든 수줍은 마음

님 그리며 실없는 웃음을 웃어도

 

울퉁불퉁 못생긴 열매를 얻으려

순박한 연심은

수많은 밤을 지새워

사랑의 결실을 잉태하고

 

행여 익기도 전에 누가 데려갈까

돌기 솟은 도마뱀 등짝처럼 치장하여

부럽게 가을햇살은 듬뿍 받아

속 터지는 날 벌건 속을 내보이지만

 

모난 돌도 제 역할이 있다 한들

기다린 만큼 요긴해야하는데

어디에 써야할지 고심하게 되니

한철 보낸 세월이 하 수상하구나.

 

(2016.9.2)

*사진 ; 고운사랑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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