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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박에 담긴 가을

전수남 0 704 0

조롱박에 담긴 가을

 

                       예목/전수남

 

언제 만나나 했더니

어느 결에 곁에 와 있네

잘록한 허리가 힘겹지는 않는지

바라진 엉덩이로 봐서

산달이 가까운 모양이다

강남 간 제비가 물어온 복덩이

고추를 순산할까

꿈 익는 가을을 담아낼까

 

언제 피 뽑나 근심하던 들녘

애수에 젖은 귀뚜리 울음소리에

고개 숙인 벼이삭마다

낱알 여물어가는 소리 들리는데

조롱박은 자루 속에 무엇을 담았을까

처녀총각 사랑의 언약을 품었을까

조롱박이 터지는 어느 날

뉘 집 앞마당에 웃음꽃이 활짝 피겠구나.

 

(2016.8.30)

*사진 : 박경숙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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