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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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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5 08:28
달팽이
예목/전수남
잘나던 못나던
아무도 찾지 못하는
어느 구석진 곳에서
등짐을 벗는 날이 눈감는 날이다
평생을 내일을 향해 걸음을 옮겨도
누구와 아웅다웅 다투지 않고
서로 부딪히면 비껴가면 그 뿐
과속과 과욕에 탐닉하지 않는다
느림의 미학은 스스로 깨친 것
서둘러 가야할 곳도
조급증으로 보챌 일도 없어
한계에 이르면 꿈을 접을 뿐
스스로를 위해 사는 삶이
모두를 위한 일이라
하찮은 듯해도 목숨 소중한 건 알아
세상 중심에 자신이 있음을 안다.
(2016.8.26.)
*사진 : 예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