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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몽

전수남 0 574 0

             백일몽

 

                         예목/전수남

 

대서양 깊은 바다를 자유로이 유영하는

흰수염고래를 염원했건만

바다로도 나가지 못한 숭어였으니

드넓은 창공도 비좁다하는

독수리의 웅지를 지니고자 했으나

덤불사이에 숨어사는 멧새였어라

꿈속에서 빛나던 시어들은 어디로 가고

이름 없는 들꽃으로 고개 떨구는가.

 

모래언덕을 휩쓰는 광폭한 바람에도

무릎 꺾지 않는 낙타처럼

신선한 생명수 마르지 않는 오아시스를

오래오래 품고 싶었건만

이제껏 신기루만 찾아다녔나

주저앉아 버린 의기에

가슴속에 쌓아올린 무영(無影)탑이

백일몽이 되어 허물어진다.

 

(2017.8.7.)

사진 : 푸른태산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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