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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

전수남 4 1651 0

          호박꽃

 

                     예목/전수남

 

광덕사 계곡 양지쪽에 터를 잡고서

뻗어나가는 넝쿨손

볼품없다 눈총에도 아랑곳없이

억센 생명력 주체를 못한다.

 

비어있는 땅이면 어디라도

투박한 손으로 한 뼘이라도 더 일구려

굽힌 허리 일어설 줄 모르는

사랑담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알아주던 말든 제 할일을 하지만

 

바람 잠든 어느 날 밤 아기별이 놀러와

시퍼런 호박잎 위에서 뜀뛰기를 하다

새벽녘에 돌아간 후

별을 닮고 싶은 마음이 노랗게 물들어

오가는 이 향해 눈길을 주어도

본체만체 무관심에 제풀에 고개를 숙인다.

 

(2017.7.29.)

사진 ; 김명희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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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윤석진 2019.08.03 12:30  
호박꽃 임무를 다하는
여름이 지치지만 보람을 가지고
삽니다 요.

감사합니다
전수남 2019.08.03 14:17  
감사합니다.
폭염으로 전국이 달아오르는
8월의 첫 주말
햇살이 뜨겁지만 좋은 날 되세요.
이승은 2019.08.06 14:14  
양손 활짝펴고 있는듯
아름다운 호박잎이네요
한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전수남 2019.08.06 17:53  
호박꽃은 수수하면서도
꽃이 지고 호박이 영글면
우리에게 큼직한 선물을 선사하지요.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