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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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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3 08:27
호박꽃
예목/전수남
광덕사 계곡 양지쪽에 터를 잡고서
뻗어나가는 넝쿨손
볼품없다 눈총에도 아랑곳없이
억센 생명력 주체를 못한다.
비어있는 땅이면 어디라도
투박한 손으로 한 뼘이라도 더 일구려
굽힌 허리 일어설 줄 모르는
사랑담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알아주던 말든 제 할일을 하지만
바람 잠든 어느 날 밤 아기별이 놀러와
시퍼런 호박잎 위에서 뜀뛰기를 하다
새벽녘에 돌아간 후
별을 닮고 싶은 마음이 노랗게 물들어
오가는 이 향해 눈길을 주어도
본체만체 무관심에 제풀에 고개를 숙인다.
(2017.7.29.)
*사진 ; 김명희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