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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감자

전수남 0 791 0

      하지감자

 

                          예목/전수남

 

보슬보슬한 하지감자

찬물에 정갈히 씻기고 나면

첫돌 지난 아기 뽀송한 얼굴처럼

매끈하고 반듯한데

얇은 겉옷을 벗기면

미색(米色)이 스민 뽀얀 속살

탱탱한 살결에 반해

바라만 보는데도 감칠맛이 돈다.

 

출출한 허기를 달래려

살갗이 툭툭 터진 찐 감자

면사(面紗) 같은 껍질을 벗기고

한입 베어 물면

으깨지며 부서지는 감촉

입 안 가득 하얗게 포말을 일으키는

상큼한 신선함이

감자가 사랑받는 절정의 시절을 연다.

 

(2019.6.27.)

사진은 진부 감자밭입니다.

사진 : 김기영 작가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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