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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안 해변의 저녁

전수남 2 1092 0

   실안 해변의 저녁

 

                           예목/전수남

 

어스름이 밀려오는 사천 실안 해변

바다를 바라보는 선상카페의 창을 넘어

희미한 전등불이 날아오르고

둥지를 찾는 갈매기는 더욱 높이 나는데

연인들이 남긴 모래 위의 발자국이

허연 파도에 지워져도

사랑이 그리운 허기진 마음은

두 손을 꼭 잡고서 바다 위를 배회한다.

 

해그림자가 내려앉은 카페 탁자 위로

삼십 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흘러간 유행가가 나지막이 내려깔리고

구석진 자리 사색에 잠긴 은발의 길손

어둠이 짙어가는 수평선 너머

꿈꾸듯 머무는 시선 속으로

지난날의 아련한 영광이

밀물처럼 몰려와 파노라마로 펼쳐지네.

 

(2017.6.17.)

삼심촉 ~” : 가수 이연실이 부른

목로주점의 유행가 가사 중 일부.

사진 : 진덕 작가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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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안규필 2019.06.25 19:47  
지나간것들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십시요
전수남 2019.06.25 20:47  
감사합니다.
화요일 저녁 좋은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