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 67
- 어제
- 623
- 최대
- 3,402
- 전체
- 964,108
가지치기
전수남
2
1043
0
2019.06.20 08:13
가지치기
예목/전수남
쓸데없는 생각들이 자라나
묵정밭처럼 어수선해진 머리숱
단정히 정리하려 가위를 들이댄다
잘려나가는 사고들
이리저리 숙청(肅淸)을 한 뒤에야
남아있는 젊음의 흔적이 보인다
잘 다듬어야 청춘도 살아나는 걸.
고목은 무성해지기 위해
아픔을 감내하며 잔가지를 쳐내지만
분별없이 자라나는 사념들
비운만큼 다시 돋아난다 해도
깊어지는 수심은 끊어내야
더 맑아지는 마음
언젠가는 가위가 필요 없는 날도 오리라.
(2019.5.6.)
*사진 : 예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