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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사랑

전수남 0 625 0

     할미꽃사랑

 

                      예목/전수남

 

꽃불 같은 청춘에

부드러운 비단결의

삼단 같은 머리채가

칠남매 키우느라 하얗게 드세었건만

굽어진 허리 한 번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잔칫상 한번 푸짐히 받아보지 못하고

모진 병마와 싸우다 영면하신 어머님.

 

당신께서 직접 점지하신

금곡 공원묘원

노송이 사철 내내 자리를 지키고

물 맑은 호수를 내려다보는 자리에

먼저 간 지아비 곁에 누었으니

사이좋게 봉긋한 봉분(封墳) 두 개

님 향한 사랑 죽어서도 꽃으로 피나니

허리 굽은 할미꽃으로 피더이다.

 

(2019.3.1.)

사진 : 김기영 작가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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