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세상은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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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4 08:25
순수의 세상은
예목/전수남
인적 드문 야산 푸른 산허리에
팔을 두른 고적한 호수
산그림자가 아침햇살보다 먼저
옥빛 물에 몸 담그고 간 뒤
물안개가 희뿌옇게 피어오르면
청둥오리떼 힘찬 비상을 하고
호수는 부스스 잠에서 깨며
산을 넘는 빛살 가슴을 파고든다.
고요히 눈을 감고 묵상에 잠기면
물위를 자박자박 걸어가는 마음
순수의 세상 맑은 정신에서 시작되리
호수의 속삭임 귓전을 맴도는데
윤슬이 빚어내는 눈부신 아침
빛은 한낱 미물에게도 사랑을 베풀어
생명의 존귀함을 깨우쳐주나니
깨어있는 자 세상이 반길지라.
(2019.5.9.)
*고적(孤寂) : 외롭고 쓸쓸함.
*사진 : 우유선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