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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

전수남 2 1222 1

        대숲

 

                    예목/전수남

 

바람이 드세게 부는 날

대숲에 가보라

울음을 삼킨 대숲은

모든 것을 버려도 내려놓지 못하는

허울뿐인 자존심에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늙은 사내처럼 속으로 운다.

 

어깨에 내려앉은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이미 나약해졌는데도

지켜야할 퇴역장군의 명예처럼

꺾이지 않는 기개

속이 다 보이건만 강인한 척

마지막 순간까지 쓰러질 수 없는

근엄한 아버지의 정신이 대숲에 있나니.

 

(2019.4.23.)

사진 : 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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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조만희 2019.04.30 15:37  
곧은 기풍과 절개가 있는 대숲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느껴봅니다
감사합니다
전수남 2019.04.30 16:57  
년륜에 따라 익어가는 것이
다르게 나타나듯이
나이 들어 황혼을 바라보며
아버지란 존재에 많은 것을 느끼네요.
감사합니다.
화요일 오후 좋은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