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깊은 사랑
예목/전수남
사랑도 연륜 따라 늙어 가지요
인생의 쓴맛 단맛 다 녹아들며
희로애락을 함께한 세월만큼
알콩달콩 사연들이 쌓여
늙은 사랑도 잿불처럼 은은히 빛을 발하고
달짝지근한 호박죽처럼 속 편하답니다.
젊은 날의 튀는 불꽃같은 사랑은 아니라서
무덤덤히 감정은 식어가지만
감성까지 메마른 건 아니지요
지긋이 바라보는 눈빛 속에는 그윽함이 있고
생의 변곡점을 지나 진중함이 담겨있어
늙은 사랑도 단호박죽 마냥 깊은 여운이 남는답니다.
(2023.12.16.)
*사진 : 최명진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