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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향기(2)

전수남 0 144 0

      고향의 향기(2)

 

                     예목/전수남

 

정지문도 없는 부엌

아궁이에 꺾어 넣은 솔가지에

발갛게 타오르는 불꽃

마른 잔솔가지 잿불에 고구마가 익어가는

바람결에 전해지는 황톳빛 정취

떠나 온지 반백년이 되어도 유년의 추억은

아직도 그 시절에 머물러있네.

 

텅 빈 겨울 들녘에

요란스레 잔치를 열던 떼까마귀도

나처럼 고향을 등졌을까

길은 멀어도 마음은 한걸음에 내달려

앞산에서 솔가지 한 짐 짊어지고

어둑한 신작로로 돌아오는

이마에 땀 맺힌 엄니를 마중 나간다.

 

(2023.12.7.)

사진 : 정명호작가님(감사드립니다.)6f89f45ebf8a52392029397f7bfa5ea2_1702082173_195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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