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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편지

전수남 0 188 0

          가을편지

 

                          예목/전수남

 

실바람이 봉숭아 붉은 꽃잎을 희롱하다말고

익어가는 대추알을 만지작거리는데

벚나무 잎은 하나 둘 빛을 잃어가니

어느 결에 왔느냐 너는 기별도 없이

가을에는 연락 끊긴 그리운 이에게도

소식을 전하고 싶건만

물빛 하늘을 배회하는 마음 갈 곳을 몰라 하네.

 

이름 모를 풀벌레 울음소리

먼저 간 벗을 찾나

돌고 도는 윤회의 삶

그 끝은 어디일지

깊어지는 사유가

가고 오는 시절 앞에 숙연해지는데

누구 앞으로 띄워야할까 가을편지를.

 

(2023.9.1.)

사진 : 전혜민님(감사드립니다.)e0f04fec52a4fca3b8325c7cb5e5e6cf_1694385986_853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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