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예목/전수남
실바람이 봉숭아 붉은 꽃잎을 희롱하다말고
익어가는 대추알을 만지작거리는데
벚나무 잎은 하나 둘 빛을 잃어가니
어느 결에 왔느냐 너는 기별도 없이
가을에는 연락 끊긴 그리운 이에게도
소식을 전하고 싶건만
물빛 하늘을 배회하는 마음 갈 곳을 몰라 하네.
이름 모를 풀벌레 울음소리
먼저 간 벗을 찾나
돌고 도는 윤회의 삶
그 끝은 어디일지
깊어지는 사유가
가고 오는 시절 앞에 숙연해지는데
누구 앞으로 띄워야할까 가을편지를.
(2023.9.1.)
*사진 : 전혜민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