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 추억
예목/전수남
십리 길을 걸어서 국민학교를 다니면서
개울물을 건너다 물방개를 잡아
검정고무신에 넣어두고 좋아라 하고
엄마의 사랑이 담겨
신어도 신어도 닳지 않던
내 어린 시절의 보물
호롱불을 끄고 난 후 야심한 밤에
초롱초롱한 별들이 고무신 안으로 숨어들어
수많은 꿈들이 피어나고
메뚜기 날아오르는 가을 들길을
고무신은 손에 들고 순이와 맨발로 걷던
해맑은 추억들은 너를 따라 다 어디로 숨었나.
(2023.8.10.)
*사진 : 홍성길 시인님
신경희 시인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