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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

전수남 0 225 0

          빈 배

 

                       예목/전수남

 

거친 물살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힘찬 심장박동 쉼 없는 자맥질로

뜨거운 열정 식지 않을 줄 알았건만

세월 앞에 무뎌져가는 기상

마지막 잎새 마냥 고개를 떨구고

은둔의 길로 접어든 빈 배여

 

거센 강물을 헤치고 뱃길을 열어

오가는 이 가슴속에

환희의 물결로 출렁이고 싶은데

기력을 잃어가는 고령(高齡)의 심중처럼

책무를 다해 잊혀져가는 빈 배는

마지막 작별의 그날을 기다리누나.

 

(2022.12.22.)

사진 : Seong Ha Park작가님(감사드립니다.)c107bb099fd3d454888d77071bb557ed_1678667894_323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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