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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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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8 16:51
빈 배
예목/전수남
모두가 떠나간 초겨울의 강가
서걱대는 갈대의 울음소리
공허한 울림으로 허공을 맴도는데
강을 바라보는 호젓한 카페에서
은발의 노객 자리를 뜨고
식어버린 찻잔만 남겨지듯
덩그러니 홀로 남은 빈 배
길을 나선 걸음들 총총 사라지고
고개 숙인 아버지의 뒷모습처럼
물길을 잃어버린
빈 배에 남아있는 잔 숨결
푸른 강물에 윤슬로 빛나던
활기 넘치던 기운은 어디로 갔을까
분주하던 한철의 기억 대신
스산한 그림자만 바람에 출렁인다.
(2017.11.30.)
*사진 : 진금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