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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

전수남 0 452 0

            빈 배

 

                        예목/전수남

 

모두가 떠나간 초겨울의 강가

서걱대는 갈대의 울음소리

공허한 울림으로 허공을 맴도는데

강을 바라보는 호젓한 카페에서

은발의 노객 자리를 뜨고

식어버린 찻잔만 남겨지듯

덩그러니 홀로 남은 빈 배

 

길을 나선 걸음들 총총 사라지고

고개 숙인 아버지의 뒷모습처럼

물길을 잃어버린

빈 배에 남아있는 잔 숨결

푸른 강물에 윤슬로 빛나던

활기 넘치던 기운은 어디로 갔을까

분주하던 한철의 기억 대신

스산한 그림자만 바람에 출렁인다.

 

(2017.11.30.)

사진 : 진금녀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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