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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목정 어느 여름날의 초상(肖像)
전수남
자
4
1344
1
2021.08.11 08:04
하목정 어느 여름날의 초상(肖像)
예목/전수남
시리도록 푸른 강바람이
정자 마루턱에 걸터앉아
더위에 지친 길손 쉬어가라 하는데
시 한 수로 풍월을 노래하던
옛 선인의 풍류를
바람은 지금도 떠올리고 있을까.
청빈한 선비의 낭랑한 글 읽는 소리
하목정을 휘감아 도는 듯
붉게 타는 배롱나무꽃이 고개를 기웃대고
고향의 차향에 취한 여인
만남과 떠남의 수레바퀴가 쉼 없이 구르는
강물 같은 세월에 감회에 젖는구려.
(2021.8.2.)
*사진 : 조완제 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