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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의 봄밤

전수남 2 1000 0

    해인사의 봄밤

 

                       예목/전수남

 

검은 장막을 드리운 듯

칠흑 같은 산사의 밤

정좌한 자세 흐트러짐 없이

시각조차 잊은 노승의 독경소리

공명되어 산 숲을 넘고

법당을 밝히는 등촉의 불빛아래

길 떠날 채비를 하는 혼령의 그림자

탑돌이를 하듯 어른거린다.

 

산바람에 우는 밤풍경소리에

노송의 가지위에서

선잠을 자던 박새 한 마리

고적함을 달래느라 구슬피 울고

누구의 명복을 비는지

검은 소의(宵衣)를 입은 여인

백팔배는 계속되는데

해인사의 봄밤은 깊은 사색에 잠기네.

 

(2021.3.14.)

소의(宵衣) : 부인들이 제사를 도울 때

입던 거무스름한 명주옷.

사진 : 최영실 작가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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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학리 정병운 2021.04.10 22:31  
천년 사찰의
무언의 교감속에
그대의 기도는
누굴위한 메세지인고???
전수남 2021.04.11 09:36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요일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