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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향기

전수남 0 703 0

      고향의 향기

 

                         예목/전수남

 

산들바람이 초가지붕 위에서 맴을 돌고

키 작은 굴뚝을 기어오른 연기가

어둑해지는 골목을

기웃거리는 저녁

풀벌레 울음소리 귓가에 머무는데

밭일 나간 엄니는 언제쯤 오시려나

집집마다 구수한 내음 사랑이 꽃피던 고향마을.

 

고개를 내밀고 싸리 대문을 주시하던

코흘리개 남매의 눈길도

구슬치기 딱지치기로 소란스럽던 골목도

세파에 밀려 아스라이 망각 속에 묻혀도

그리움에 여울지는 고향의 향기

뿔뿔이 헤어진 내 동무들

지금은 어디서 은발을 휘날리려는지.

 

(2020.5.22.)

사진 : 천설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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