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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바람친구

전수남 2 1457 0

   할머니와 바람친구

 

                           예목/전수남

 

빛살 좋은 언덕위에 붉은 기와집

언제나 창문이 열려있었지

봄이면 산들바람이 숨어들어

마루 위서 혼자 재롱을 떨고

햇살 따가운 여름철에는

밭일하다 지친 할머니 땀을 닦아주려

어슬렁거리던 산바람이 내려와

함께 오수를 즐기기도 했네.

 

청록빛 신록이 빛을 잃고

할머니가 아들 따라 서울로 가자

서러운 소슬바람 대청마루를 서성이다

길 따라 나선 후 굳게 닫힌 창

문풍지가 서글피 칭얼대는 겨울한철

높바람이 아침마다 창을 두드려도

기척 없어 길을 잃은 된바람

사나운 돌개바람 되어 종일 휘청거리네.

 

(2017.6.24.)

사진 : 김도이 작가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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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윤석진 2020.06.25 09:20  
할머니와 바람친구
감상하고 갑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전수남 2020.06.25 15:12  
감사합니다.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