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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남 0 85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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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목/전수남

 

바람이 어디로 가는지

구름은 무엇에 귀 기울이는지

속살거리는 풀잎의 귓속말이

무엇을 하려함인지 알 수는 없어도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도

원대한 꿈을 지니고

노송의 생기 잃은 솔잎 사이사이를

내려앉는 빛살조차도 의미가 있을 진데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생존물결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눈감아도 어른거리는

철 따라 분분(芬芬)한 계절의 향기에

바람아, 구름아,

하루를 살아도 사랑이 어우러진

의미 있는 삶이기를 바라는

외로운 길손의 눈길도 기억해주렴.

 

(2020.5.29.)

사진 : 박근석 작가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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