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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도 등대

전수남 0 912 0

      슬도 등대

 

                    예목/전수남

 

홀로 밤을 지새워도 외롭지 않고

별을 벗하여

칠흑 같은 바다를 지키는 고독한 밤

감상에 젖을 겨를도 없다.

 

바람은 때론 속삭여도

짙푸른 파도를 몰고 와

모든 것을 삼킬 듯 광폭해 지는데

사랑어린 눈길로 다독여 주어야

쌔근거리며 잠든 아기

고운 숨결처럼 푸근해지지.

 

한시라도 한눈을 팔수는 없어

바다를 건너는 길 잃은 영혼들

어디로 갈지 몰라 할 때

두 눈 크게 부릅뜨고

내민 손을 이끌어주는 바다의 길라잡이

슬도의 등대는 찰나도 잠들지 않는다.

 

(2017.6.16.)

사진 : 서강선님(감사드립니다)

슬도 : 방어진항에서 이어지는

해발 7m의 작은 무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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