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의 홍매화는 피는데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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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3 08:10
화엄사의 홍매화는 피는데
예목/전수남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소리
홍매화의 웃음소리에 묻히고
참선을 구하는 노승
유수 같은 세월이 일순(一瞬) 같은데
붉게 물드는 길손의 마음은
봄 빛살아래 수줍은 홍매처럼 핀다.
누가 누구를 안쓰러워하랴
바람결에 날리는 계절의 한숨이
화엄사 대웅전 앞마당을 서성거려도
극락왕생을 비는 불도(佛徒)의 지극정성
번뇌를 다스리는 불심(佛心)은
춘삼월 봄날에도 삼매경(三昧境)에 빠진다.
(2019.3.21.)
＊삼매경(三昧境) : 잡념을 떠나서 오직
하나의 대상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경지.
＊사진 : 김기영 작가님(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