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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인생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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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3 09:11
나그네 인생
예목/전수남
갈대가 바람에 흐느끼는 해변
지는 해가 토해내는 숨결이
선혈처럼 바다를 물들이고
저무는 하루는 백리 길을 앞서가는데
석양을 바라보는 나그네
누울 곳을 찾나
세월의 그림자가 그 뒤를 따르네.
구르고 흘러 예까지 왔는데
뜬구름에 실어 보낸 마음
산을 넘어 어느 주막을 기웃거리는지
한 잔 술에 노을처럼 붉어지는 얼굴
욕망을 내려놓은 그대의 참모습
숨길 것이 없으니
부끄러울 것도 없구나.
(2018.2.19.)
*사진 : 변정현 작가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