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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길목에서

전수남 0 559 0

     봄의 길목에서 

 

                          예목/전수남

 

실비가 흥건히 가슴을 적시고 나면

물먹은 도랑물이 생긋생긋 눈웃음을 지며

흥겨운 콧노래로 들판을 내달리고

푸근한 바람 가슴을 풀어헤친 채

님 마중하는데

돌아선 젊음이여 오라

꽃 같은 청춘이 활개 칠 날들을

덧없이 보낼 수는 없지 않느냐.

 

응달진 불모지에 눌러앉은 이끼마저

파릇한 겉옷으로 갈아입는데

꿈이 숨을 쉬는 들에는

살랑대는 봄바람이 여유롭고

속살대는 초목들의 속삭임이 선연하노니

촌음도 실없이 보낼 수는 없지 않느냐

물밀 듯 밀려오는 봄의 행진을

눈으로 가슴으로 반겨 맞으리.

 

(2020.2.26.)

선연(鮮然) : 실제로 보는 것같이

생생하다.

사진 : Jesoon Im(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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